탄소중립개론강좌(1)-탄소중립개론] 강좌를 시작하며…

[탄소중립개론] 강좌를 시작하며…
 
“기후위기는 경제위기… 감축은 산업 경쟁력 핵심 전략”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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▲정복영 교수의 탄소중립개론 지도서.(사진=알라딘 제공)

세계 경제는 지금 ‘기후위기’라는 새로운 질서 속으로 진입하고 있다. 폭염·홍수·산불 같은 기상이변이 농산물 가격과 물류비를 뒤흔들고, 에너지 수급의 불안정은 산업 전반의 비용 구조를 재편하고 있다. 기후변화는 더 이상 환경문제가 아니라 경제 시스템을 바꾸는 구조적 변수가 되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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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거대한 변화의 중심에 탄소중립이 있다. 그것은 이제 도덕적 구호가 아니라 세계 경제를 움직이는 핵심 메커니즘이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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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26년부터 시행되는 유럽연합(EU)의 탄소국경조정제도(CBAM)는 탄소가 곧 무역의 비용이 되는 시대의 개막을 알렸다. 제품의 품질보다 ‘탄소배출량’이 새로운 경쟁 기준이 되었고, 감축정책의 수준이 기업의 생존을 좌우하고 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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탄소시장(ETS)은 규제시장의 신호체계로 자리 잡으며, 감축 실적이 거래 가능한 자산으로 전환되고 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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여기에 자연자본시장(Natural Capital Market)이 결합하면서, 탄소흡수원과 생태복원, 수자원·토양의 보전 가치가 새로운 금융자산으로 평가된다. 새로운 두 시장의 탄생을 통하여 우리는 기후와 경제의 경계가 사라지고, 탄소중립은 산업전략과 무역질서를 재편하는 경제 전환의 축으로 부상했음을 목도하고 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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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흐름 속에서 정부도 변하고 있다. 이재명 정부는 기후·에너지·환경을 통합하는 새로운 거버넌스를 구축하며 기후대응의 전략적 전환을 꾀하고 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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특히 ‘기후에너지환경부’ 신설을 통해 정책 집행의 컨트롤타워를 창출하고, ESG 공시강화·녹색금융 확대·재생에너지 중심의 산업구조 개편 등을 적극 추진 중이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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다만 현실과의 접점에서는 과제가 남아 있다. 산업계는 에너지정책의 규제 강화 우려를 제기하며, 일부 투자자들은 정책 신호의 일관성과 예측 가능성 부족을 리스크로 인식하고 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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한편 국제 정세는 한층 복잡해지고 있다. 최근 트럼프 행정부의 파리협정 이탈과 화석연료 산업 복귀는 탄소중립을 둘러싼 국제 합의를 근본부터 흔들고 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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미국이 규제 완화와 에너지 자립을 앞세우면, 유럽의 탄소국경조정제도나 녹색산업정책은 새로운 무역 갈등과 정책 불확실성에 직면하게 된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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기후정책은 이제 환경이 아닌 경제·외교·안보가 교차하는 복합 의제로 변모하고 있으며, 나아가 기후정책 결정은 오늘을 사는 세대의 이해를 넘어, 아직 태어나지 않은 미래세대의 삶까지 좌우할 것이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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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럼에도 탄소중립의 본질은 단순하다. 낭비를 줄이고 자원을 아끼며 자연의 순환을 존중하는 삶의 방식, 그것이 탄소중립의 출발점이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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우리의 일상 속에도 그 지혜가 있었다. 어머니의 장독대 위의 숯은 냄새를 막는 도구이자 공기 중 탄소를 고정하는 생활의 과학이었고, 아버지는 가을마다 ‘까치밥’을 남겨 새와 인간이 공존하는 순환의 질서를 지켰다. 절약과 배려의 원리는 오늘날 우리가 말하는 ‘생태적 탄소중립’의 뿌리였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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하지만 지난 150년간 인류는 그 균형을 잃었다. 화석연료의 과도한 사용으로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280ppm에서 420ppm을 넘어섰고, 지구 평균기온은 1.2℃ 상승했다. 이제 탄소중립은 선택이 아니라 경제와 생존의 과제가 되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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다행히 우리는 해법의 실마리를 쥐고 있다. AI와 빅데이터는 에너지 수요를 예측하고, 디지털 MRV(Measurement·Reporting·Verification) 시스템은 배출량을 실시간으로 검증한다. 기업은 감축 실적을 자산화하고, CCUS·재생에너지·순환경제 산업은 새로운 성장의 축으로 떠오르고 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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앞으로의 사회는 디지털 전환과 그린 전환이 동시에 진화하는 ‘트윈 트랜지션(Twin Transition)’의 시대로 나아가고 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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인공지능과 데이터 기술이 자원 효율을 높이고, 블록체인과 IoT가 탄소감축의 신뢰성을 높이며, 지속가능한 산업 생태계가 새로운 경쟁력을 만들어낸다. 탄소중립은 기술혁신과 시장혁신이 결합된 미래사회의 기본 언어가 되고 있는 것이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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제가 [탄소중립개론]을 집필한 이유 중 하나도 여기에 있다. 탄소중립은 기술이나 제도의 문제가 아니라, 과학적 이해를 경제적 실천과 사회적 전환으로 연결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. 기후위기는 곧 경제위기이며, 감축은 윤리적 선택을 넘어 산업 경쟁력의 핵심 전략이 된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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온실가스, CBAM, 탄소시장, ESG, 자연자본회계 같은 개념이 정책 보고서에만 머문다면, 시민과 기업, 정부는 그 의미를 공유하지 못한다. 이 책은 그 간극을 좁히고, 과학과 경제, 정책과 생활이 하나의 언어로 소통하는 길을 모색하고자 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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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제 지면을 통해 [탄소중립개론] 강좌를 연재한다. 기후변화의 과학에서 출발해 정책, 산업, 시민의 행동경제까지 하나의 흐름으로 풀어가며, 이해가 실천이 되고, 실천이 문화가 되는 전환의 여정을 독자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자 한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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